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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모든 것 (힐링, 자존감, 집중력)

by 에린로그 2025. 7. 4.
필사에 필요한 도구-노트와 펜

 
요즘 같은 빠른 시대엔 조용히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참 귀하죠. 필사는 그런 틈을 만들어주는 좋은 도구입니다. 그냥 글을 따라 쓰는 단순한 일이지만, 직접 해보면 그 안에서 놀라운 변화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필사를 통해 지친 마음이 조금씩 풀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들여다보게 되기도 하니까요. 이 글에서는 필사를 왜 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편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힐링, 자존감, 집중력—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천천히 들여다볼게요.
 

1. 힐링

한 번쯤, 누구나 마음이 너무 힘들거나 복잡해서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던 날이 있으셨을 거예요. 저는 그럴 때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책의 한 문장을 따라 쓰는 데에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손을 움직이는 게 전부였는데, 어느 순간 마음이 조금 차분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은 다른 생각이 끼어들지 못했어요. 오직 한 글자, 한 문장에 집중하게 되니까요. 필사는 그렇게 저를 하루의 소란에서 잠시 빼내주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에세이나 시집, 혹은 위로가 담긴 글귀를 천천히 따라 쓰면 그 문장에 실린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처음에 필사를 시작했을때 힘든 시기여서 그런지 제 자신에게 힘을 주는 글 위주로 했어요. 필사한 글을 반복해서 보고 힘을 얻고 그 시기를 잘 지나온 것 같습니다. 
요즘엔 명상이나 요가처럼, 필사를 ‘북테라피’로 부르기도 하더라고요.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 때, 차 한 잔 옆에 두고 종이 위에 글을 써 내려가 보세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마음이 조금씩 맑아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2.  자존감

필사를 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내가 뭔가를 꾸준히 해냈다’는 작고 단단한 성취감이었어요. 사실 자존감은 어느 날 갑자기 높아지는 게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작은 약속’을 지키면서 조금씩 쌓이는 거잖아요.
필사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활동이에요. 하루에 한 문장만 쓰더라도, 그 시간을 내기 위해 노력한 나 자신이 기특해지죠. 더 재미있는 건, 어떤 문장을 골라 쓰느냐에 따라 내가 지금 어떤 마음인지도 알 수 있다는 거예요. 어떤 날은 용기 있는 말에 끌리고, 또 어떤 날은 다정한 말에 위로받기도 합니다.
이렇게 내 감정과 관심을 확인하는 일이 자주 쌓이다 보면, 나 자신을 조금 더 잘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나를 인정하게 되더라고요. 필사는 나와 경쟁하지 않는 활동이라 더 좋아요. 잘 쓰든 못 쓰든 상관없고, 누군가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나만을 위한 시간,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경험이 자존감을 키우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3. 집중력

처음엔 별생각 없이 필사를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그게 집중력 훈련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종이에 펜을 대고 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곳에 몰입하게 됩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SNS에 시선을 뺏기는 게 너무 익숙한 요즘, 몇 분이라도 온전히 한 가지에 집중하는 건 참 귀한 경험이에요.
저는 업무 시작 전이나 책을 읽기 전, 짧은 필사를 하나의 루틴처럼 하고 있습니다. 하루 5분만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또박또박 써 내려가면 마음이 정돈되고 머리가 맑아지는 걸 느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좋아하는 적당한 두께의 종이에 만년필로 써내려가는 걸 특히 좋아합니다. 만년필의 사각사각 소리가 정말 좋더라구요.
필사는 시각과 촉각, 생각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뇌의 여러 부분이 함께 깨어나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단순한 반복 같지만,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꽤 효과적이에요.
학생들뿐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이나 직장인들에게도 필사는 좋은 훈련이 될 수 있어요. 다른 것보다 중요한 건, 억지로 하지 말고 짧게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마음으로 시작해보는 겁니다.
 

필사하는 시간

필사하는 시간, 마음을 들여다보는 순간

펜을 들고 종이에 글을 하나하나 옮기다 보면 속도가 느려질수록 오히려 마음은 더 깊어져요. 글쓴이의 문장을 따라가면서,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숨결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거든요. 그리고 그 문장이 내 손을 거쳐 다시 살아나는 그 순간, 나는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느끼는 존재’가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필사는 속도를 늦추게 해줘요.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느끼게 해주는 선물 같은 시간이에요.
작은 노트 한 권, 펜 하나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필사하는 나”를 만나고 싶다면, 오늘 조용한 시간에 펜을 들어보시길 권해드려요.
당신 안에 조용히 머물고 있던 따뜻한 감정들이 문장을 따라 천천히 깨어날 거예요. 하루에 딱 5분~10분이면 충분해요.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골라 천천히 써보세요. 매일 쌓이는 작은 시간이 어느새 나를 바꿔줄지도 모릅니다.